한일문화교류에 관한 공동 선언(서울선언)

한일양국의 국민적 행사였던 2002년 월드컵 대회의 공동개최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2002년 한일국민교류의 해”에 관련된 사업이 순조롭게 진전되고 있는 지금,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다시 한번 문화교류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한 「한일문화교류에 관한 선언(서울선언)」을 발표하고자 한다.

(1) 월드컵 공동개최와 “한일국민교류의 해”

월드컵 축구대회의 한일공동개최는 단순한 스포츠의 제전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일양국이 도전한 유사 이래 국민적 공동작업이었고, 국민상호간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상호신뢰란 국민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작업과 거기에 있어서 얻어 들이는 성공을 체험함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세대가 월드컵과 “한일국민교류의 해”와 관련된 사업을 국민적 행사로서 성공시킨 것은, 한일양국의 다음 세대에 좋은 유산으로 이어지리라고 생각한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좋은 라이벌이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한일양국은 서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하면서, 마음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세계에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월드컵 공동개최를 통해서 실현된 한일국민교류가 앞으로 양국간 문화교류의 좋은 모델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2) 관심과 공감의 획기적인 확대

한일문화교류는 현재 매우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하여 한일 양국간의 인적왕래는 극적으로 확대되었고, 양국 국민은 급속히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졌을 당시 양국간을 왕래하는 사람들은 1년간에 약 1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단 하루에 같은 숫자에 이르는 사람들이 매일 양국간을 왕래하고 있다.
문화교류는 모든 교류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분야이지만, 한일 양쪽이 상대편 나라에 대한 관심과 공감이 없다면 성립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음악, 패션, 또는 식생활문화가 소개되고, 그것이 거리낌없는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것들이 양국 국민의 신뢰를 조성하는 데 획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최근의 여론조사에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우리들은 관광과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쌓아온 이러한 관심과 공감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여, 양국 국민간의 문화교류를 심화시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 하겠다.

(3) 새로운 문화공동체의 형성

한일간에는 공통의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토대가 이미 구축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피나는 노력으로 한국과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체제를 구축하였고, 미국과의 사이에 긴밀한 안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한일간에 “체제마찰”은 없다. 즉 양국관계는 체제의 공유를 넘어서서 가치관을 공유하려고 노력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한일 양국은 공통된 21세기의 국가상을 그리고 있다. 양국 모두가 전통문화와 선진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무역?산업국가를 지향하고 있으며, 도의?인권?평화 그리고 문화를 존중하는데 있어서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국제국가이다.
그렇지만 한일양국은 아직도 불행한 과거에서 결코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이 과거의 기억을 어떻게 극복하고, 개성 풍부한 문화를 상호 육성해 나가면서 한일문화공동체를 이룩해 나아갈 것인가 하는 것이 남아있는 중요한 과제이다. 아울러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양국이 서로 협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4) 한일문화교류에 관한 제언

월드컵 공동개최와 “한일국민교류의 해”에 관련된 제반사업은 양국 국민간의 거리를 좁히는데 커다란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를 금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간의 교류가 완전히 정착되기까지 몇 가지 상징적인 문화교류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고구려고분군을 포함한 아시아 문화재의 보존과 보수에 대한 한일협력이나 이를 위한 공동연구 등 “공동작업” 형태의 문화교류를 적극 발굴,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간의 문화교류, NGO의 특색 있는 활동을 통한 교류, 특히 청소년의 교류 등, 한일문화교류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가도록 지원해 가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 몽골, 중앙아시아와 ASEAN 등의 여러 나라와 함께 하는 아시아적인 규모를 가진 문화교류를 구상하고 한일 양국이 이에 대한 “공동 이니셔티브”를 발휘해 가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을 염두에 두고 우선 한일 양국은 균형 잡힌 상호 문화교류를 적극 추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서울 공동선언」에 관한 실천계획


(2002년10월7일)


1.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양국에서 거행되는 문화행사에 가능한 상대국 문화단체가 참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2.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양국의 문화단체가 교류하는데 있어서 가능한 각종 편의를제공해주기 위하여 노력한다.

3.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양국의 문화기관 등 여러 단체나 기관 실무자들 간의 교류를 적극 권장한다. 상대국 언어를 학습하고 상당기간 연수를 하는 교류가 더욱바람직하다.

4.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양국 지역간에 있어서 친선교류가 확대되어 가는데 힘쓰며,청소년(중?고생)들의 교류를 위한 전시와 공연 등의 활동을 활성화시키는데 적극 협력한다. 아울러 양국 국민의 유대감을 증진시키는 데는 홈스테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권장한다.

5.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자국이 인정한 각종 자격을 양국이 표준화하고 상호 인정함으로써 문화교류를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양국간의 법률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6.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양국간의 대중문화교류가 더욱 실효를 걷을 수 있도록 대중문화산업간에도 상호 협력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7. 한일문화교류회의는 양국이 공동으로 거행하는 문화행사에 점차 동아시아 각국문화단체가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